사실은 못 봤습니다. 제가 본 것은 소가죽이었습니다.
생 소가죽. 바깥쪽은 소의 털이 붙어있고 안쪽은 미처 다 떼어내지 못했던 고기나 지방이 가죽 안 쪽에 붙어 있으며, 피범벅은 기본입니다. 그런 것들이 몇 컨테이너 단위로 옵니다. 나는 대학 때 무역을 공부해서 컨테이너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생 소가죽이 진짜 많이 옵니다.
털과 지방이 붙은 소가죽을 차량 대시 보드로 만들기 위해선 정말 많은 처리가 필요합니다.
가죽 제조 과정
우선 소가 엄청 큽니다. 가죽도 엄청 무겁습니다. 대부분의 공정에서 항상 젖어있습니다. 더 무겁습니다. 공정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생 가죽 -> 털 벗기기 -> 세척 -> 부드럽게 하기 -> 약품 처리하기 -> 말리기 -> 등급별 분류하기
위의 과정은 공장에서 어깨너머로 본 것이며 현직에 있는 분들은 전혀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는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사진 상단에 옷이 모두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은 도르래로 올려놓은 것입니다. 이 공장의 개인 락커룸 같은 곳입니다.
저는 석회질로 부드럽게 된 가죽을 잘 펴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 작업을 약 4개월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어느 날 가운데 손가락이 자동으로 구부러 지는 경지에 이르렀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방아쇠수지”라는 증상이었습니다. 졸지에 질병을 얻었다.
그때부터 잘 관리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했다. 사실 내가 좀 열심히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가끔 손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손가락이 안쪽으로 튕겨지는 느낌이 옵니다. 한번 걸리고 나니 굉장히 무섭습니다.
방아쇠 수지란?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 내부에 손가락을 굽히는 데 사용되는 굴곡건 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을 의미합니다. 손가락을 펼 때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방아쇠 수지'라고 불립니다. 방아쇠 수지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일하던 공장은 말 그대로 가죽을 처리하고 등급별로 포장해 놓으면 각각의 공장에서 가죽을 가져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가방공장, 차량용 대시보드 공장에서 주로 왔었습니다.
먼저 7년 전 금액입니다. 시간당 22.86 달러입니다. 적다고 생각하 실 수도 있지만 세컨드 비자도 획득할 수 있고 차도 태워주니 (출퇴근) 전 너무 좋았습니다. 에이전시에 별도로 납부하는 비용은 없었으니 아마 고용 상에 제가 모르는 수수료나 인센티브가 협의되었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제가 당연히 내야 하는 비용이나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페이슬립에 있는 장비 비용은 최초 1회만 구매하는 것입니다. 선불을 내는 것은 아니고 선지급받고 근무하고 첫 급여에서 50달러 정도 공제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갇혀 사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공장일 끝나고 밥 먹고 게임하고 도시락 싸고 자고, 이 패턴으로 지내던 그때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너무 시골이라.....
다음 편에서는 공장 - 생활 편 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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